건강노트

손 짚고 일어날 때만 손목이 아픈데 엑스레이는 정상이라면, 작은 인대 손상일 수 있을까요?

2026 · 10 · 10상무병원 편집실
손 짚고 일어날 때만 손목이 아픈데 엑스레이는 정상이라면, 작은 인대 손상일 수 있을까요?

의자 팔걸이를 짚고 일어설 때나 바닥에 손을 대고 몸을 일으킬 때만 손목이 찌릿하다는 분들이 있습니다. 가만히 있을 때는 아무렇지 않고, 엑스레이에서도 뼈에는 이상이 없다는 말을 듣기도 합니다. 그래도 같은 동작에서 계속 아프다면 손목의 작은 인대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손목에는 뼈 사이를 묶어 주는 작은 인대들이 있는데, 이 인대들은 엑스레이에 직접 찍히지 않습니다.

짚을 때만 아픈 이유

손목은 뼈 하나로 된 관절이 아닙니다. 아래팔뼈 두 개와 손바닥뼈 사이에 손목뼈 여덟 개가 두 줄로 놓여 있고, 그 사이를 크고 작은 인대가 붙잡고 있습니다.

손을 짚고 일어설 때 손목은 뒤로 꺾인 채 몸무게를 받습니다. 컵을 들거나 자판을 칠 때와는 실리는 힘이 전혀 다릅니다. 인대가 늘어나 있거나 일부 찢어져 있으면 힘이 실리지 않을 때는 뼈가 제자리에 있다가, 체중이 실리는 순간 뼈 사이가 조금 벌어지거나 어긋나면서 통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쉬고 있을 때 아프지 않다는 것만으로 인대에 문제가 없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아픈 위치에 따라 먼저 살피는 곳이 다릅니다

진료에서는 손목의 어느 쪽이 아픈지부터 확인합니다. 손등을 위로 놓고 봤을 때를 기준으로 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새끼손가락 쪽 손목이 아플 때: 삼각섬유연골복합체(TFCC)를 살펴봅니다. 손목 바깥쪽에서 완충과 지지 역할을 하는 연골·인대 구조물로, 짚고 일어날 때 말고도 문고리를 돌리거나 걸레를 짤 때 아프다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 손등 한가운데, 엄지 쪽에 가까운 곳이 아플 때: 주상골과 월상골이라는 두 손목뼈를 잇는 주상월상 인대를 확인합니다. 넘어지면서 손을 짚은 뒤부터 아프기 시작했다면 더 눈여겨봅니다.
  • 그 밖의 원인: 손등에 만져지는 혹(결절종), 관절염, 넘어진 뒤 생긴 손목뼈 골절도 비슷한 통증을 만들 수 있습니다. 특히 주상골 골절은 다친 직후 엑스레이에서 잘 보이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아픈 위치만으로 진단이 정해지지는 않습니다. 손목을 눌러 보고, 돌려 보고, 힘을 줘 보는 진찰과 영상 검사를 함께 보고 판단합니다.

엑스레이가 정상이면 인대도 괜찮은 건가요?

엑스레이는 뼈를 보는 검사이고, 인대와 연골은 거의 찍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엑스레이가 정상이라는 결과는 뼈가 부러지거나 어긋난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는 데까지를 알려 줍니다. 인대 손상이 크거나 오래된 경우에는 뼈 사이 간격이 벌어진 모습으로 엑스레이에 간접적으로 드러나기도 합니다.

인대나 연골처럼 연부조직의 안쪽을 보려면 MRI를 씁니다. 뼈나 출혈, 입체 구조를 볼 때는 CT를, 연골·인대·신경 같은 연부조직의 안쪽을 볼 때는 MRI를 이용합니다. MRI는 자기장과 고주파를 이용하는 검사라 방사선을 쓰지 않습니다. 몸 안에 금속을 넣는 시술을 받은 적이 있다면 검사 전에 의료진과 상의해야 하므로 미리 알려 주세요.

다만 손목 인대는 크기가 작아서 영상만으로 손상 정도를 다 판단하기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진찰 소견과 증상은 인대 손상을 가리키는데 영상이 애매하다면, 관절경으로 관절 안을 직접 보며 확인하는 방법을 상의하기도 합니다.

상무병원에서는 정형외과 손·팔수술센터에서 어깨부터 손가락까지의 질환을 진료하며 손목관절경을 다루고, X선·초음파·CT·MRI 촬영과 판독은 영상의학과가 맡습니다.

인대가 다쳤다면 수술까지 생각해야 하나요?

인대 손상이 있다고 모두 수술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얼마나 찢어졌는지, 손목뼈 배열이 바뀌었는지, 일상과 일에서 얼마나 불편한지를 함께 보고 치료 방향을 정합니다.

한편 주상월상 인대처럼 손목뼈 두 개를 묶어 주는 인대가 풀린 채로 오래 지나면, 뼈 배열이 조금씩 틀어지고 관절이 닳는 변화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짚을 때만 아픈 통증이 계속된다면 원인을 한 번 확인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진료 때 이야기하면 도움이 되는 것

손목 상태를 정확히 전하려면 아래 내용을 미리 떠올려 두면 좋습니다.

  • 언제부터 아팠는지, 넘어지며 손을 짚거나 손목을 접질린 일이 있었는지
  • 아픈 곳을 손가락 하나로 가리킬 수 있는지(새끼손가락 쪽인지, 손등 가운데인지)
  • 어떤 동작에서 아픈지: 짚고 일어나기, 팔굽혀펴기, 문고리나 병뚜껑 돌리기, 걸레 짜기, 무거운 냄비 들기
  • 손목을 돌릴 때 딸깍거리는 소리나 걸리는 느낌, 순간 힘이 빠지는 느낌이 있는지
  • 붓기나 멍이 있었는지, 손가락 저림이 함께 있는지
  • 일이나 운동에서 손목을 많이 쓰는지, 지금까지 받은 검사와 치료가 있는지

넘어진 뒤 손목이 붓고 멍이 들었거나, 손목을 거의 움직이지 못하거나, 손이 저리고 감각이 둔해졌다면 며칠 지켜보기보다 일찍 진료를 받는 편이 낫습니다. 골절이나 신경 문제부터 확인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짚을 때만 아픈 손목은 쉬면 덜해져서 진료를 미루기 쉽습니다. 몇 주가 지나도 같은 동작에서 같은 곳이 아프다면, 아픈 위치와 동작을 기억해 두었다가 정형외과 진료에서 그대로 보여 주세요. 엑스레이가 정상이었다는 사실도 함께 말하면 인대 쪽을 더 살펴볼지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