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방만 이어줄까, 앞뒤 다 이어줄까 — 끊어진 손목 주상월상 인대를 다시 잇는 방법

병뚜껑을 돌리는데 손목 안쪽에서 뭔가 어긋나는 느낌이 들어요. 팔을 짚고 일어설 때 딸깍, 하는 소리가 나기도 하고요. 부었다 가라앉았다를 반복하는데 엑스레이는 멀쩡하다는 말만 듣습니다. 이런 손목, 겉으로는 조용해 보여도 안에서는 작은 인대 하나가 무너져 있을 수 있습니다.
손목 안에는 뼈가 여덟 개 모여 있어요. 그중 주상골과 월상골 사이를 붙잡아 주는 짧은 인대가 주상월상 인대입니다. 크기는 작아도 하는 일은 큽니다. 이 인대가 끊어지면 두 뼈의 정렬이 조금씩 어긋나고, 손목은 힘을 줄 때마다 불안정해집니다.
작은 인대 하나가 왜 손목 전체를 흔들까
주상골과 월상골은 손목 운동의 축 역할을 합니다. 두 뼈가 한 몸처럼 움직여야 손목이 부드럽게 돌아가는데, 사이를 묶어 주던 인대가 파열되면 각자 따로 놀기 시작해요.
처음에는 통증과 붓기 정도로 지나갑니다. 문제는 시간이 지나면서예요. 뼈 정렬이 틀어진 채로 손목을 계속 쓰면 연골이 닿는 각도가 바뀌고, 오래되면 관절 표면이 상하는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손상은 초기에 정확히 잡아내는 게 중요합니다. 일반 엑스레이에서는 잘 안 보이는 경우가 많아 손목에 힘을 준 상태로 촬영하거나 관절경으로 직접 들여다봐야 확인되기도 해요.
끊어진 인대는 어떻게 다시 잡아 줄까
한번 완전히 끊어진 인대는 저절로 원래 강도로 붙지 않습니다. 그래서 손상 정도와 시기에 따라 인대를 다시 만들어 주는 재건술을 고려하게 됩니다.
재건의 핵심은 이렇습니다. 끊어진 인대 대신, 손목 앞쪽을 지나는 요수근굴건(FCR) 이라는 힘줄의 일부를 떼어 새 인대 역할을 하도록 뼈 사이에 통과시켜 고정하는 방식이에요. 남의 조직을 가져오는 게 아니라 자기 힘줄을 활용한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뒤만 잡느냐, 앞뒤를 함께 잡느냐
주상골과 월상골은 등 쪽(후방)과 손바닥 쪽(전방) 양쪽에서 붙잡혀 있어요. 그래서 재건을 어디까지 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상무병원 손·팔수술센터의 박용철 원장 등 연구진은 후방만 재건하는 방식을 넘어, 힘줄 하나로 전방과 후방을 함께 이어 주는 변형 관절경하 Corella 술기를 국내에 보고했습니다.
| 구분 | 후방 단독 재건 | 전방·후방 함께 재건 |
|---|---|---|
| 잡아 주는 방향 | 손목 등 쪽 위주 | 등 쪽과 손바닥 쪽 양쪽 |
| 노리는 목표 | 어긋남 교정 | 어긋남 교정 + 회전 안정 보강 |
| 연구진 결론 | — | 후방 단독보다 안정성과 강도를 높일 수 있음 |
양쪽을 함께 잡아 주면 두 뼈가 서로 회전하며 벌어지는 힘까지 버티도록 설계된다는 것이 이 술기의 논리입니다.
관절경으로 하는 이유
이 재건을 관절경으로 진행하면 손목을 크게 열지 않고도 작업할 수 있어요. 절개가 작으니 주변 조직 손상이 덜하고, 회복 과정에서도 이점이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합니다. 상무병원은 손목관절경 수술 2,500례를 기록하고 있고, 아시아 태평양 수부외과 학회에서 Leading hand center in Korea에 선정된 연혁도 갖고 있습니다.
실제 결과는 어땠나
이 방식으로 치료한 25개 손목을 평균 25.3개월 추적한 결과가 학술지에 실렸습니다. 팔 기능을 점수화하는 DASH 점수는 32.7에서 9.7로 낮아졌고(낮을수록 좋음), 악력은 반대편 대비 74.1%에서 93.3%까지 회복됐어요. 손목 기능을 종합한 Modified Mayo wrist score는 83.8이었습니다. 무엇보다 힘을 준 상태로 다시 촬영했을 때 주상월상 간격이 2mm를 넘은 사례가 없었다는 점이 인대 안정성을 보여 주는 대목입니다.
이 논문(Arch Hand Microsurg. 2020;25(2):108-117)은 수부외과학 발전 기여를 인정받아 2020년 대한수부외과학회 우수 학술상을 받았습니다. 참고로 이 병원 정형외과에서는 앞서 2013년 TFCC 손상 관련 논문도 나온 바 있어, 손목 안쪽 손상을 오래 다뤄 온 흐름이 이어져 있습니다.
물론 모든 손목 통증이 인대 파열은 아닙니다. 손상의 시기, 연골 상태, 활동량에 따라 재건이 맞을 수도, 다른 치료가 맞을 수도 있어요. 그래서 진단이 먼저입니다.
상무병원 진료 안내
- 주소: 광주광역시 서구 상무자유로 181-7
- 대표전화: 062-600-7000
- 평일 진료: 09:00-13:00 / 14:00-17:30 (점심 13:00-14:00)
- 토요일 진료: 09:00-13:00
- 주차: 무료 주차 이용
손목을 짚을 때마다 어긋나는 그 느낌, 언제부터였는지 기억나세요? 붓기가 반복되고 힘이 예전 같지 않다면, 지금 그 손목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한번 들여다볼 때인지도 모릅니다.
이 글은 일반 의료 정보로, 개별 환자의 진단과 치료를 대체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