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침에 열과 숨참이 겹치면, 폐렴은 어떻게 확인할까요?

기침이 며칠째 이어지다가 열이 오르고, 계단을 오르거나 말을 할 때 숨이 차기 시작하면 감기가 심해진 것인지 폐렴인지 궁금해집니다. 병원에서는 기침만으로 판단하지 않습니다. 먼저 숨을 어떻게 쉬는지와 몸 상태를 살피고, 언제부터 어떻게 아팠는지 들은 뒤 가슴 소리를 듣습니다. 검사는 그 결과를 보고 필요한 만큼 더합니다.
기침만으로는 감기와 폐렴을 나누기 어렵습니다
감기는 주로 코와 목, 즉 위쪽 숨길에 생기는 감염입니다. 폐렴은 폐에 생긴 감염으로, 산소를 주고받는 작은 공기주머니(폐포)에 액체나 고름이 찰 수 있습니다. 공기주머니가 차면 산소가 혈액으로 잘 넘어가지 못해서 숨이 차거나 몸이 유난히 처지는 증상이 함께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기침은 두 경우 모두에서 나옵니다. 가래가 끓는 기침도, 마른기침도 감기와 폐렴 양쪽에서 생길 수 있어서 기침 소리나 가래 색만 보고 둘을 가르기는 어렵습니다. 미국 NIH 산하 국립심장폐혈액연구소(NHLBI)는 폐렴의 흔한 증상으로 기침, 열과 오한, 숨참, 숨 쉬거나 기침할 때의 가슴 통증을 들고, 증상은 가벼운 경우부터 심한 경우까지 폭이 넓다고 설명합니다(출처: NHLBI 폐렴 증상 안내). 기침에 열과 숨참이 겹쳤다면 기침의 모양보다 숨쉬기와 전신 상태를 먼저 살피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증상은 나이와 몸 상태에 따라서도 다르게 나타납니다. 같은 자료에 따르면 나이 든 분은 증상이 적거나 가볍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열이 뚜렷하지 않거나 체온이 오히려 평소보다 낮을 수 있고, 갑자기 정신이 흐려지는 변화가 먼저 보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열이 높지 않다는 사실만으로 폐렴 가능성을 지우기 어려운 경우가 있습니다. 어린아이나 면역이 약해진 분도 흔히 알려진 모습과 다르게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먼저 숨쉬기와 전신 상태를 봅니다
진료에서는 병명을 따지기 전에 지금 숨을 얼마나 편하게 쉬는지부터 확인합니다. 숨 쉬는 속도, 말할 때 숨이 끊기는지, 맥박과 체온, 혈압, 의식이 또렷한지를 봅니다. 폐렴인지 아닌지를 가리기 전에, 지금 산소 공급이나 빠른 처치가 필요한 상태인지부터 알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다음과 같은 상황이라면 외래 진료를 기다리지 말고 119에 연락해 바로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 가만히 있어도 숨이 많이 차거나, 숨쉬기가 점점 힘들어질 때
- 입술이나 손끝이 파랗게 변할 때
- 말이 어눌해지거나 엉뚱한 말을 하는 등 의식이 평소와 다를 때, 깨워도 반응이 둔할 때
- 가슴 통증이 심할 때
상무병원 응급실은 휴일 없이 24시간 접수를 받습니다(응급실 전화 062-600-7119). 다만 숨이 심하게 차거나 의식이 흐려진 상황이라면 직접 운전해 이동하기보다 119의 도움을 받는 것이 먼저입니다.
언제부터 어떻게 아팠는지 묻고, 가슴 소리를 듣습니다
숨쉬기가 급한 상태가 아니라면 증상이 어떻게 진행됐는지 묻습니다. 기침은 언제 시작됐는지, 열은 언제부터 얼마나 올랐는지, 숨참은 언제부터 생겼고 점점 심해지는지를 확인합니다. 가래가 있는지, 가슴이 아픈지, 식사와 물은 잘 넘기는지도 함께 묻습니다.
평소 건강 상태도 확인합니다. 천식이나 만성폐쇄성폐질환 같은 폐 질환, 심장질환, 당뇨가 있는지, 면역을 떨어뜨리는 질환이 있거나 그런 약을 먹고 있는지, 담배를 피우는지 묻습니다. 같은 증상이라도 이런 배경에 따라 폐렴을 얼마나 무겁게 보고 경과를 어떻게 지켜볼지가 달라집니다. 먹고 있는 약이나 최근 복용한 항생제가 있다면 약 봉투나 처방 내역을 챙겨 가면 설명하기가 한결 쉽습니다.
그다음 청진기를 가슴과 등 여러 곳에 대고 숨소리를 듣습니다. 폐렴이 있는 부위에서는 부글거리거나 딱딱 끊기는 소리가 나거나, 숨소리가 약하게 들릴 수 있습니다. NHLBI도 병력과 증상을 묻고 청진으로 폐의 소리를 듣는 진찰을 진단의 기본으로 소개합니다(출처: NHLBI 폐렴 진단 안내). 다만 청진만으로 모든 폐렴이 드러나지는 않기 때문에, 진찰 소견과 증상, 위험 요인을 함께 보고 검사가 더 필요한지 판단합니다.
검사는 상태에 따라 고릅니다
어떤 검사를 할지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달라집니다. 숨참이 있을 때 흔히 하는 검사는 산소포화도 측정입니다. 손가락 끝에 센서를 끼워 혈액 속 산소가 충분한지 재는 검사로, 아프지 않습니다. 스스로 느끼는 숨참과 실제 산소 상태가 다를 수 있어서, 이 수치를 치료 방향을 정하는 데 참고합니다.
흉부 X선은 폐렴이 의심될 때 폐에 염증으로 차 보이는 부분이 있는지, 어느 쪽에 얼마나 넓게 있는지를 확인하는 검사입니다. 기침이나 감기 증상이 있다고 모두 찍지는 않고, 진찰 소견과 증상의 정도를 보고 필요하다고 판단될 때 촬영합니다. 상무병원에서는 X선 촬영과 판독을 영상의학과가 맡습니다.
상황에 따라 다른 검사를 더하기도 합니다. 혈액검사로는 염증 반응이 어느 정도인지, 탈수나 다른 장기에 영향이 있는지를 봅니다. 가래검사는 원인균을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될 때 시행합니다. 상태가 무겁거나 치료 뒤에도 기대만큼 나아지지 않으면 흉부 CT나 기관지내시경 같은 검사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검사는 원인을 더 확인해야 하는 일부 경우에 쓰이며, 폐렴이 의심된다고 누구나 받는 검사는 아닙니다.
확인한 결과에 따라 치료와 경과 관찰이 달라집니다
폐렴 치료는 원인과 중증도에 따라 달라집니다. 세균이 원인으로 판단되면 항생제를 쓸 수 있습니다. 항생제는 바이러스 자체에는 효과가 없고, 바이러스성 폐렴에서는 원인 바이러스와 상태에 따라 항바이러스제나 증상을 덜어 주는 치료를 고려합니다(출처: NHLBI 폐렴 치료 안내). 세균이 함께 감염됐는지는 의료진이 판단해야 하므로, 기침이나 검사 결과 하나만 보고 항생제가 필요한지 스스로 정하지 않습니다.
집에서 약을 먹으며 지켜볼지, 입원해서 치료할지도 이때 정합니다. 나이, 숨 쉬는 상태, 산소포화도, 혈압, 의식 상태, 기저질환, 검사 결과를 함께 따지고, 중증도를 판정하는 도구를 활용해 판단의 근거를 맞추기도 합니다.
항생제를 처방받았다면 처방받은 방법대로 복용해야 합니다. 증상이 나아졌다고 임의로 끊거나, 집에 남아 있던 항생제를 먼저 먹기 시작하는 일은 피해야 합니다. 약을 바꾸거나 멈춰야 할 것 같다면 처방한 의료진과 먼저 상의하세요.
회복 속도는 사람마다 다르고, 열이 내린 뒤에도 기침이나 피로가 한동안 남을 수 있습니다. 다시 진료받을 시점은 의료진이 상태를 보고 정합니다. 치료 중에 숨참이 심해지거나, 열이 계속되거나, 새로운 증상이 생기면 예정된 날짜를 기다리지 말고 다시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기침에 열과 숨참이 겹쳤을 때 폐렴인지는 기침 소리 하나로 정하지 않습니다. 숨쉬기와 전신 상태, 증상이 진행된 과정, 청진 소견을 보고, 필요한 경우 산소포화도 측정과 흉부 X선 같은 검사를 더해 확인합니다. 앞에서 말한 위험 신호가 있다면 119를 통해 바로 도움을 받으세요. 고령이거나 기저질환이 있다면 열이 높지 않더라도 기운이 급격히 떨어지거나 정신이 흐려지는 변화를 가볍게 넘기지 마세요.
감수 김세열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