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에 멍울이 만져질 때, 어떤 순서로 확인할까요?

샤워를 하거나 옷을 갈아입다가 손끝에 전에 없던 덩어리가 걸릴 때가 있습니다. 혹시 암은 아닐까 걱정되면서도, 며칠 지나면 없어지지 않을까 싶어 병원에 갈지 망설여지기도 합니다. 만져지는 것만으로는 무엇인지 알 수 없어서 판단이 더 어렵습니다. 진료실에서는 보통 문진과 진찰을 먼저 하고, 영상검사를 거쳐, 필요할 때 조직검사를 하는 순서로 확인합니다. 각 과정에서 무엇을 보는지 차례로 설명합니다.
손으로 만져서는 알 수 없는 것
유방 안에는 젖샘과 지방, 섬유 조직이 섞여 있어서 원래도 고르게 만져지지 않습니다. 생리 주기에 따라 붓거나 뭉친 느낌이 들었다가 가라앉기도 합니다. 미국 국립암연구소(NCI)는 유방 멍울이 암 때문에 생길 수도 있지만, 상당수는 물혹(낭종)이나 섬유낭성 변화처럼 암이 아닌 원인으로 생긴다고 설명합니다. 동시에 멍울이나 유방·겨드랑이의 단단한 부위, 피부가 움푹 들어가거나 붉어지는 변화, 유두가 안으로 말려 들어가는 변화, 유두 분비물 같은 새 변화는 의료진의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출처: 미국 국립암연구소(NCI)).
두 설명은 서로 부딪히지 않습니다. 멍울이 있다는 것만으로 암이라고 볼 근거도 없고, 양성이라고 스스로 판단할 근거도 없습니다. 손으로 느끼는 크기나 단단함, 굴러다니는 느낌은 참고가 될 뿐입니다. 멍울 속이 액체인지 단단한 조직인지, 세포가 어떤 성질인지는 만져서 알 수 없기 때문에 확인은 다음 단계로 이어집니다.
언제부터, 어떻게 달라졌는지 묻습니다
진료는 질문에서 시작합니다. 멍울을 처음 알아챈 때가 언제인지, 그 뒤로 커졌는지 그대로인지, 생리 주기에 따라 크기나 통증이 달라지는지를 묻습니다. 한쪽에만 있는지, 겨드랑이에도 만져지는 것이 있는지, 피부나 유두 모양이 바뀌었는지, 유두에서 분비물이 나오는지와 거기에 피가 섞였는지도 확인합니다.
나이와 지금의 상황도 함께 봅니다. 임신 중이거나 수유 중인지, 가족 가운데 유방암이나 난소암을 앓은 사람이 있는지, 예전에 유방 검사를 받은 적이 있고 그때 어떤 소견이 나왔는지를 묻습니다. 이전 검사 결과지나 영상 자료가 있다면 챙겨 가면 좋습니다. 새로 생긴 멍울인지, 전부터 있던 것이 달라진 것인지는 비교할 자료가 있을 때 훨씬 분명해집니다.
같은 크기의 멍울이라도 몇 년째 변함없는 것과 몇 주 사이에 커진 것은 다음 검사를 고르는 데 서로 다른 정보가 됩니다. 처음 만져진 날짜와 그 뒤의 변화를 간단히 적어 두면 진료에서 설명하기가 수월합니다.
진찰에서는 양쪽을 비교하며 만져 봅니다
문진 뒤에는 의료진이 직접 유방과 겨드랑이를 진찰합니다. 멍울의 크기와 위치, 단단한 정도, 주변 조직에 붙어 있는지 잘 움직이는지, 누르면 아픈지, 반대쪽 유방에도 비슷한 부위가 있는지를 살핍니다. 겨드랑이와 쇄골 주변의 림프절이 커져 있는지도 봅니다.
진찰 소견은 영상검사에서 어느 부위를 무엇을 중심으로 볼지 정하는 데 쓰입니다. 다만 진찰도 손으로 얻는 정보라는 한계는 같습니다. NCI도 의료진의 진찰, 진단 목적의 영상검사, 필요할 때의 조직검사를 서로 다른 단계로 나눠 설명합니다(출처: 미국 국립암연구소(NCI)). 진찰에서 부드럽고 잘 움직이는 멍울로 느껴지더라도 영상검사로 확인하는 경우가 있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영상검사로 멍울의 속을 봅니다
영상검사는 손으로 알 수 없는 멍울의 속과 주변 조직을 보여 줍니다. 주로 쓰이는 검사는 유방초음파와 유방촬영술입니다.
유방초음파는 멍울이 액체가 찬 물혹인지, 속이 차 있는 고형 덩어리인지 구분하는 데 쓰입니다(출처: ACR·RSNA RadiologyInfo). 경계가 매끈한지, 모양이 고른지 같은 소견도 초음파에서 확인합니다. 유방촬영술은 X선으로 유방을 찍는 검사로, 멍울이 있는 부위를 여러 각도에서 살피고 주변 조직과 반대쪽 유방도 함께 봅니다.
같은 유방촬영이라도 증상 없이 받는 검진과, 멍울처럼 확인할 이유가 있어서 받는 진단 목적의 촬영은 목적이 다릅니다. NCI는 진단 목적의 촬영에서는 걱정되는 부위를 더 자세히 보기 위해 추가 영상을 찍는다고 설명합니다. 영상 소견이 애매하거나 정보가 더 필요한 일부 경우에는 유방 MRI를 검토하기도 합니다.
어떤 검사를 먼저 하고 무엇을 함께 볼지는 나이, 임신·수유 여부, 진찰 소견, 이전 영상 유무에 따라 달라집니다. 젊은 연령이거나 임신·수유 중이면 초음파를 먼저 고려하는 경우가 있고, 두 검사를 함께 봐야 판단할 수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모든 사람이 같은 순서로 검사를 받는 것은 아닙니다.
조직검사로 세포를 확인합니다
영상에서 단순한 물혹으로 보이거나 양성 가능성이 높은 모양이면 조직검사 없이 경과를 지켜보기로 할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영상 소견만으로 암을 배제하기 어려우면 조직검사를 진행합니다. NCI는 암이 있는지 확실히 알 수 있는 방법은 조직검사뿐이라고 설명합니다(출처: 미국 국립암연구소(NCI)).
조직검사는 멍울에서 세포나 조직을 얻어 병리 의사가 현미경으로 보는 검사입니다. 가는 바늘로 세포를 뽑는 세침흡인검사, 조금 더 굵은 바늘로 조직 조각을 얻는 중심부 바늘생검, 수술로 멍울의 일부나 전체를 떼어 내는 수술적 생검이 있습니다. 어떤 방법을 쓸지는 멍울의 크기와 위치, 영상 소견에 따라 정하고, 초음파로 보면서 바늘 위치를 맞추는 방식이 쓰이기도 합니다. 결과에 따라 그대로 지켜볼지, 멍울을 제거할지, 추가 검사나 치료를 할지가 달라집니다.
혈액을 묽게 하는 약을 먹고 있다면 조직검사 일정을 잡을 때 그 사실을 먼저 알려 주세요. 약을 계속 먹을지 조정할지는 약 종류와 검사 방법, 개인의 출혈·혈전 위험에 따라 판단이 달라집니다. 스스로 끊지 말고, 약을 처방한 의료진과 검사를 맡은 의료진에게 본인 약과 일정에 맞는 안내를 확인해야 합니다.
다음 검진 때 함께 봐도 될까요
국가 암검진 차례가 곧 돌아오니 그때 함께 보겠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검진은 증상이 없는 사람에게서 변화를 찾기 위한 검사입니다. 이미 새 멍울이 만져졌다면 확인할 이유가 생긴 것이므로, 검진 일정과 따로 진료를 받는 편이 맞습니다. 최근 검진에서 이상이 없다는 결과를 받았더라도 그 뒤 새로 만져지는 변화가 있다면 마찬가지이고, 국가 암검진 대상이 아닌 경우에도 멍울 확인은 따로 받을 수 있습니다.
멍울이 새로 생겼거나 전과 달라졌다면 진료를 미루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 크기가 커지거나, 피부가 당겨 들어가거나 붉어지거나, 유두가 안으로 말려 들어가거나, 피 섞인 분비물이 나온다면 더 그렇습니다. 암이 아닌 원인도 흔하지만 어느 쪽인지는 진찰과 영상검사, 필요할 때의 조직검사를 거쳐야 알 수 있습니다. 양성으로 판단되면 걱정을 덜 근거가 생기고, 그렇지 않더라도 다음 단계를 일찍 정할 수 있습니다.
상무병원 일반외과의 유방 진료
상무병원 일반외과의 진료 범위에는 갑상선·유방 검사와 수술이 포함됩니다. 유방 멍울도 일반외과에서 문진과 진찰을 받은 뒤 필요한 검사를 정하는 순서로 진행할 수 있으며, 일반외과 외래는 2층에 있습니다. 초음파 등 영상검사의 촬영과 판독은 영상의학과가 맡습니다. 어떤 영상검사를 어떤 순서로 받을지, 조직검사가 필요하다면 어떤 방법으로 어디서 진행할지는 진찰 결과를 보고 담당 의료진이 설명합니다.
감수 김세열 원장